채비장례

장례 후기

2026.08.11 00:00

[채비추모장례 이야기] 나를 위한 채비장례

  • 최고관리자 202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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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7월 막바지에 채비장례가 공간채비에서 열렸다.

오랜 동안 조합원으로 지내오다 어머니의 임종을 맞이해서 공간채비를 찾았다. 몇 차례 사전 상담을 통해 서로 잘 알고 있었다.

유족은 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가 초청한 조문객은 세 사람이었다. 그런데 8시간 동안 하루 빈소를 차렸다. 물론 이런 경우 평균 70여 명으로 조문객을 제한하고 있기는 하지만, 하루 빈소에 세 사람이라니!

4시간만 빈소를 열어도 된다고 안내했다. 그러나, 그는 그러한 사항을 이미 알고 있었다.

“나를 위한 겁니다.”

지원자로 참여해 있던 나와 채비플래너 두 사람은 깜짝 놀랐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대답이었다. 채비장례가 장례식장 장례에 비해서 비용이 적게 드는 방식이긴 한데, 내가 생각할 때는 낭비다 싶었다.

그러나, “나를 위한 것입니다.”라는 그 한 마디를 듣자마자 모든 것이 이해되었다. 더 질문할 필요가 없었다.

“네 맞습니다. 오늘 이 시간과 이 공간을 오롯이 선생님을 위해서 가지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도와드리겠습니다.”라고 답했다.

그 자리에서 그의 삶의 여정에 대해서 한참 듣고 이야기를 나눴다. 어머니에 관해서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어머니는 참 고단하고 애틋한 삶을 살았다. 아들은 내내 그것이 마음 아팠다. 본인도 어려운 상황에서 불굴의 투지로 살아내려고 무던히 애썼는데, 그는 어머니의 고단함이 애틋했다.

우리는 한참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채비플래너는 종사자이면서 어쩌면 친구가 되고, 조문객이 되어 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최근에 무빈소가 20~30%에 이른다고 한다. 다들 그것이 비용과 절차 때문일 거라고 해석한다. 상당히 맞을 거다.

그러나, 이면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저항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자신의 상실이 행사 그 자체일 수는 없다는 몸부림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고단하고 애틋한 삶을 살았던 나와 어머니를 위한 시간과 공간’ 누군가 그것을 만들어달라는 절규처럼 들린다.

채비플래너는 그런 일을 하면 좋겠다. 그런 일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채비플래너로 더 많이 모여들었으면 좋겠다.

어디라도 살던 곳이 공간채비가 되고, 내 친구와 이웃들이 채비플래너가 되어 “당신과 당신의 어머니를 위한 애틋한 장례식”을 만들면 좋겠다.

심야에 조금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그를 배웅하며 중얼거렸다.

전승욱 채비플래너

(채비플래너 선경희, 서정배님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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