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비장례

장례 후기

2026.11.06 00:00

[채비추모장례 이야기] 영주씨와 모든 이의 안녕한 작별을 위하여

  • 최고관리자 2026-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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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 ‘함께채비’ 플래너들이 은평시민신문과 함께 8회차 시민강좌를 열었다.

죽음과 돌봄에 관한 이야기로 시민들과 은평두레생협 조합원이 함께 모이는 시간이었다. 대부분의 참가자는 생전 처음으로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길게 나누었을 것이다. 은평두레생협에게는 임종돌봄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마음의 준비를 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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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구에서 참가한 분들은 마을에서 돌봄과 장례에 관한 공제를 준비하고 있었다.

관심은 뜨거웠고 참여는 적극적이었다. 수강하는 이들과 강의하는 이들이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어떤 사업을 준비할 때 밀도 있는 학습이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8회차는 생전장례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보통은 수강생 중에서 신청을 받았지만, 이번에는 함께채비 멤버인 김수동 돌봄활동가가 어머니와의 유쾌한 동거를 그린 에세이 <이러다 100살까지 살면 어떡하냐?>의 출판에 맞춰 생전장례식을 하기로 했다. 이름은 ‘영주씨 안녕파티’. ‘안녕’은 우리말에서 만남과 헤어짐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다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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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채비 채비플래너 선생들이 일하는 것을 보면 놀라움의 연속이다.

수많은 회의를 거쳐 최적의 설계도를 그린다. 아주 복잡해 보이지만 논의는 역동적이고 명확하다. 이어서 신속하고 명료한 실행이 뒤따른다. 어떤 일을 자신이 맡아야 할지 다들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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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파티 전날에도 함께채비 채비플래너들은 영주씨가 사는 공동체주택 ‘여백’ 근처 카페 ‘이티엘티’에서 행사 세팅을 마쳤고, 다음 날 일찍 모여 리허설을 진행했다. 살짝 긴장했지만, 그 긴장이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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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씨는 아들 김수동 선생님과 함께 카페로 오셨다. 날이 조금 추운 것 같아 걱정했는데, 다행히 영주씨는 건강 상태가 좋아 보였다. 나는 전체 진행을 맡았고, 김찬호 선생은 북토크를 맡아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었다.

나는 늘 추모식을 진행하기 전에 늘 긴장한다. 하지만 안 그런 척 한다. 이날 진행자의 자리에서 바라본 영주씨와 사람들의 표정은 주변 북한산 풍경을 닮아 환하고 다채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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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신경 써 전한 것은 영주씨가 남겨준 말, “살면서 언제가 제일 좋았냐고? 지금이 제일 좋아”였다. 그 말은 마치 성서의 말씀처럼 거룩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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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비 1기 이석주 기장도 자신의 느낌을 그렇게 표현했다. 무엇보다 주인공인 ‘영주 씨’가 좋다, 재미있다고 하신 말씀에 크게 안심이 되었다. 힘든 시절도 있었지만 그 시간의 강을 열심히 헤쳐 건너온 ‘영주씨’가 좋고 말씀하신다.




파티를 마친 후 참석자들과 함께채비 채비플래너들이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관심과 열기가 뜨거웠다. 나는 그 장면을 보며 감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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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한겨레두레협동조합이 작은 장례를 위한 애도의례를 준비하고 새로운 장례를 시작했을 때, 우리는 이런 날을 그렸다.

그때는 정말 그림일 뿐이었다. 그사이 많은 회의와 고민과 낙심의 순간도 있었다. 그러나 어려운 순간을 버텨내니 이렇게 좋은 시간을 갖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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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작이다. 아직 더 많은 그림을 그려야 하고, 돌봄의 현장에서 계속 실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분들, 좋은 공동체와 연대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마지막을 준비하는 ‘누구나’ 임종의 과정을 ‘안녕한’ 선물로 받아 갈 수 있을까. 그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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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두레는 채비플래너들을 지원하고, 채비플래너님은 살던 곳에서 임종돌봄의 수고를 하며, 새로운 감동의 시간을 계속 만들어 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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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욱 채비플래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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