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 ‘기본장례를 제안한다’는 글을 실었는데 의외로 관심을 보인 분이 있어서 이번 호에는 기본장례를 어떻게 하는 건지 그 방법에 관해 소개해 보려 한다.
기본장례는 국민 모두에게 ‘최소 장례 서비스’를 보장해 경제적 형편과 무관하게 존엄한 마무리를 돕는 제도로 기본소득의 ‘최소선 보장’과 유사한 철학을 갖고 있다. 기본장례는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며, 사망 시 표준 최소 패키지(현물/바우처)를 국가가 보장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장례를 포기하거나 무장례·무연고 처리 편중을 줄이고, 전국 어디서나 ‘최소 존엄’의 마무리 확보할 수 있다. 기본은 공공이 보장하고 추가·확장은 개인 선택에 맡긴다.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제도개선(조례·장사법)이 필요하다. 우선 장사법에서 ‘지원할 수 있다’ 라는 조항을 ‘최소 장례 서비스 보장(의무)’로 격상해야 한다. 또 전국 공통 ‘기본장례 표준패키지’(항목·품질·기록)를 별도 신설해야 한다. 국비 보전(환급/매칭) 근거 마련으로 지자체 재정 편차도 완충해야 한다. 조례에서 대상을 유형화(무연고+취약 연고+빈곤·고립)하고 위탁 시 SLA·교육·감사·기록·민원 체계 의무화해야 한다.
이미 기본장례를 시행하는 나라도 여럿이다.
영국은 지자체가 장례(매장/화장)를 법정 의무로 시행하고, 프랑스는 무자력자 장례를 공공서비스로 보장(지자체 비용 부담·수행기관 지정)하고 있다. 체코는 지자체 집행과 중앙정부 지출 환급으로 재정 격차를 완충하며, 일본은 생활보호의 ‘장례 부조’로 최소 장례 범위를 공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기본장례 표준패키지는 대략 200만 원 정도로 구성한다.
이 비용은 운영/사례 관리, 이송·안치, 위생 처지, 관, 관, 화장, 추모식, 유골함, 봉안, 유족 지원 연계 등에 쓰인다. 기본장례를 실행하려면 당연히 재원이 필요하다. 중앙정부는 기본장례기금 설치하고, 지방정부는 집행·사후관리 책임과 분담(사망자 수·취약도 기반 배분) 기금을 마련한다. 기업 후원이나 CSR(지정 기탁)도 기대할 수 있다. 지역공동체는 현물·인력을 보완하고, 가능하다면 유산·유류금품을 투명하게 감시해야 한다.
그 외 1인 가구의 장례 걱정을 덜어주려면 장례비용 신탁이 가능해야 하고, 수탁자는 사전장례기획서를 작성해야 한다. 검증된 사회적경제 장례 회사도 필요하다. 수탁자가 사망 시 장례 계획서대로 실행하고 신탁 기관은 이를 검증한 후 장례 회사에 비용을 집행한다. 일본은 이미 오래전에 이런 방식의 장례를 실행하고 있다. 우리도 이런 시스템이 절실하다.
기본장례와 장례신탁제도는 장례에서 차별과 격차를 줄이고, 존엄하게 생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살아서 가난과 소외에 시달리다 죽어서도 비참하게 마무리한다면 너무 삭막하지 않을까. 그래서 우리에겐 기본장례가 필요하다.
관심 두는 분이 많아지고, 여론이 형성된다면 머지않은 기본장례를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김경환 | 한겨레두레협동조합 상임이사
*전체 납입금 중 운영비율을 의미하는 ‘24%의 기적’은 조합의 중요한 이슈와 가치를 담은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