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식 미니멀 라이프인 ‘데스 클리닝(Death Cleaning)’은 죽음을 대비해 단출하게 살다가 가볍게 떠나는 삶을 의미한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온다. 하지만 우리는 죽음을 의식하지 않은 채,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집 안 곳곳을 수많은 물건으로 채우며 현재를 살아간다. 잠시 이 자리를 빌려 한 번 생각해보자. 만약 내가 내일 죽는다면, 내 물건들은 어떻게 될까?
스웨덴에는 ‘데스 클리닝(Death Cleaning)’이라는 문화가 있다.
스웨덴어로는 ‘데스테드닝(Dostadning)’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서 ‘데(Do)’는 ‘죽음’을, ‘스테드닝(stadning)’은 ‘청소’를 뜻한다. 즉, 데스 클리닝이란 죽음을 대비한 스웨덴식 미니멀 라이프로, 내가 죽은 뒤 누군가가 내 물건을 정리하게 하는 대신, 살아 있는 동안 미리 물건을 버리거나 나누어주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러한 이유로 데스 클리닝은 스웨덴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흥미로운 점은, 데스 클리닝이 처음 유행했을 때와는 달리 이를 실천하는 연령층이 점점 더 낮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죽음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젊은 사람들이 죽음을 가정하고 주위를 정돈하기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죽음을 가정하면 삶이 보이기 때문이다.
오래된 물건을 꺼내 보며 행복했던 추억을 되새기고, 내게는 쓸모없어진 물건일지라도 이를 잘 사용할 사람을 떠올리며 데스 클리닝을 하다 보면, 의미 없는 것들에 가려졌던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 앞으로의 시간을 어떻게 더 가치 있게 보낼지 어렴풋이나마 깨닫게 되고, 행복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본연의 자신을 되찾게 된다. 스웨덴 사람들이 추구하는 미니멀 라이프에는 이러한 희망이 담겨 있다.
지금 주위를 둘러보자. 내가 어떤 물건에 둘러싸여 있는지 확인해보자. 잘 입지도 않는 옷들, 신발장에 처박혀 있는 신발들, 일 년에 한두 번 쓸까 말까 한 먼지 쌓인 물건들…. 이런 것들이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지는 않은가?
만약 내가 내일 죽는다면, 나는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정리할까? 어떤 물건을 남기고, 또 어떤 물건을 버릴지는 결국 각자의 선택에 달려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죽음을 가정하고 주위를 정리하다 보면 앞으로의 인생이 훨씬 더 빛날 것이라는 점이다.
《내가 내일 죽는다면》의 저자 마르가레타 망누손은 데스 클리닝의 핵심 기술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쉬운 것부터 정리한다.
•물건을 정리하며 그에 얽힌 행복한 순간만 떠올린다.
•내게는 쓸모없는 물건일지라도 누군가에게 필요하지 않을지 생각한다.
•물건을 사지 않아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한다.
•데스 클리닝 중이라도 현재의 삶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시간을 두고 자기만의 속도로 진행한다.
웰다잉은 시간의 개념을 바꾸는 일이다. 우유와 위스키 중 하나를 택하는 삶과도 같다. 우유는 유통기한이 짧고, 위스키는 매우 길다. 내 삶의 유통기한은 얼마나 남았을까? 그 시간과 속도를 알고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데스 클리닝은 꼭 필요한 과정이다.
내가 살면서 남긴 그 많은 물건과 쓰레기를 내가 죽은 뒤에 누가 치우게 될까? 그렇게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그 짐을 떠넘겨도 되는 걸까? 내 인생의 시간 계획을 세우고, 천천히 주변을 정리하며 살아가는 일. 생각만으로도 경건해진다.
웰다잉은 어렵지 않다. 죽는 날까지 내 인생의 주인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데스 클리닝은 웰다잉을 실천하는 하나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